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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앱코 AR87 빌드 - 풀알루미늄 키보드 리뷰(AR87 삼신흑)

앱코의 AR87은 커스텀 키보드를 제외한 기성품 중에서 3대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진 키보드입니다.

 

이전 게시글에서 설명했던 것 처럼 키보드는 하우징의 소재가 무엇인가에 따라 같은 스위치라도 타건감과 타건음이 많이 달라집니다.

보통 풀알루미늄 하우징을 많이들 선호하는 편입니다.

소리가 단단하고 정갈하며 무게로 인해 타건감도 묵직한 느낌이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AR87은 18년 말에 ABKO사와 커스텀 키보드계에서 공제자, 제작자로 활동하는 라이프존님이 협업하여 출시되었고 최근에는 단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하여 저번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아마존 프라임 회원전용으로 세일을 진행했습니다.

국내 출시가격은 24만 9천원인데 아마존 할인으로 배송비를 포함해 약 101불에 구매했습니다.

 

AR87은 기성품으로 나온 제품이지만 윤활과 흡음 작업을 하면 왠만한 커스텀 키보드 만큼이나 좋은 소리를 내주기에 구매하면 꼭 튜닝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하고 약 10일 정도만에 물건을 받았습니다.

국내 제품 박스와는 디자인이 다르네요.

 

 

 

 

 

겉포장박스 안에 본품 박스가 들어있는 형식인데 겉포장박스의 측면이 완전 다 찢어져있었습니다,,, 아마 배송중 무언가에 찍혀서 찢어진 듯한데 때문에 본품 박스에도 찍힘이,,, 있습니다.

측면에 CHERRY 레터링과 로고가 있습니다.

AR87은 실버, 다크그레이, 네이비 색상으로 나뉘고 청, 적, 갈, 흑, 저소음적축으로 5개의 버전이 있으며 각 스위치들은 모두 체리축을 쓰고 있습니다.

여러 스위치들을 써보았지만 체리축을 안써봐서(가장 근본이거늘;;) 체리축에 대한 환상? 같은게 있었어요.

돌돌체라는 말이 있어서(돌고 돌아 체리축) 얼마나 체리축의 완성도가 높은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실버색상에 갈축으로 구매했는데 사실 갈축을 사용할 건 아니고,,,, 재고 남은게 갈축 밖에 없었습니다

 

 

 

 

 

 

본품 박스를 오픈하면 내부에 가방이 있습니다.

가방은 튼튼하긴한데 지퍼가 좀 뻑뻑해서 그닥,,, 맘에 들지는 않네요. 몇번 쓰다보면 지퍼도 쉽게 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방을 열면 두둥!

드디어 AR87의 자태가,,,,,

구성품으로는 키보드와 메뉴얼, USB케이블, 청소솔, 키캡리무버가 있습니다.

근데 제품을 던졌는지 윈도우 키캡이 빠져있네요 ㅠㅜ

 

 

 

 

 

하우징 자체에는 눈에 띄는 기스나 찍힘이 없었습니다.

그리 예민한 편은 아니어서 별다른 추가 검수 없이 연결부터 해봤습니다.(눈에 띈 순간부터 겁나 신경쓰일까봐 ㅠ)

 

 

 

 

 

 

AR87이 가장 예뻐 보이는 각도.

AR87은 측면에 아크릴로 된 부분이 있는데 그곳에서 RGB LED가 나옵니다. 이게 진짜 매력,,,,

가끔 새제품을 구매했는데도 측면의 LED가 동작을 안하거나, 일부 LED가 안나오는 현상이 있다고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전부 나오네요.

 

 

 

 

 

 

 

캡스락과 스크롤락의 상태를 표시해주는 인디케이터가 방향키 위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불은 잘 들어오는데 둘 중 하나의 키만 입력했을때 반대쪽 인디케이터까지 LED 빛이 비쳐서 보입니다,,,,,

묘하게 거슬려요.

(이건 나중에 보강판을 뜯었을때 2개의 인디케이터 SMD LED 사이에 빛이 투과할 수 없는 물건을 부착하면 해결 됩니다.

저는 일부 잘라낸 포론기보강 흡음재를 사이즈에 맞게 제단하여 넣어서 해결했습니다.)

 

 

 

 

 

체리 갈축은 걸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넌클릭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는데다가 특유의 서걱임? 때문에 선호하시는 분이 많이 없습니다. 넌클릭 스위치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체리 갈축은 도저히,,,, 

스위치를 삼신흑으로 바꿔줄거니까 키캡을 다 제거했습니다.

 

 

 

 

 

 

그 후 키보드를 뒤집어 아래에 위치한 8개의 볼트를 풀어야합니다.

키보드 위쪽의 볼트는 깊이가 깊어서 헤드가 얇은 드라이버로 풀어야 합니다.

 

AR87이 3대장이라는 평을 받으면서도 초심자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핫스왑 키보드가 아니라는 점 때문인데 스위치를 변경하려면 기판에 납땜되어 있는 스위치를 탈거해야하기 때문에 인두기나 디솔더기 등의 장비가 필요하며 경험이 없으면 기판 동박을 날려먹는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핫스왑이 아니라 아쉬우면서도 납땜 기판만의 장점(스위치가 단단하게 결착)이 있으니,,, 장단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키보드 납땜은 해본적이 없지만 일전에(4년 전;;) 전자개발을 하면서 SMD 저항이나 MCU도 인두기로 납땜한 경험이 있어 큰 거부감 없이 도전해보았습니다.

 

 

 

 

 

 

볼트를 다 풀어내고 상판을 제거했습니다.

스위치 - 보강판 - PCB기판 순으로 결착되어 있습니다.

보강판 전면의 나사 10개를 풀어 하판과 분리해야합니다.

 

 

 

 

 

 

하판과 보강판을 분리했습니다.

하판에는 엄~청 얇은 두께의 흡음재?가 있습니다,,,,,

흡음 기능을 할지 의문입니다,,, 아마 흡음의 효과보다는 기판과 하판이 쇼트 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이 더 클 것 같습니다.

 

 

 

 

 

흠읍재를 제거하고 보니 사이드 RGB를 확산시켜주는 아크릴판에 크랙이 가 있습니다,,,

이것도 말이 많던데 크랙이 거의 100프로 확률로 있는 듯합니다. 좌우 마찬가지에요.

부러지면 어쩌나 싶습니다,,,, 여분 부품도 없는데,,,;;

 

 

 

 

 

 

그리고 볼트에도 부식이 되어있습니다,,,,,

다른 볼트 몇개도 그렇고 디솔더링하면서 발견한건데 심지어 스위치 다리부분도 부식된게 있습니다.

 

 

 

 

 

 

부식이 찝찝해서 기판 부분을 확인해봤는데 기판 자체에는 부식이 없었습니다.

나사 부식이야 동작 상 문제는 없는 부분이고 스위치도 탈거하여 교체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건 없었습니다.

기판만 멀쩡하면 뭐,,,

 

 

 

 

 

 

그다음,,, 대망의 디솔더링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시간을 잡아 먹었습니다.

 

 

 

 

 

AR87기판은 3핀 기판입니다. 가운데 검정색이 스위치 중앙의 다리이고 그 위에 대각선으로 위치한 두개가 스위치의 다리입니다.

아래에 수평으로 있는 작은 구멍은 LED가 들어가는 홀입니다.

순정으로 LED 심어주는 것도 아니면서 왜 납으로 막아놨는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ㅠ

LED도 심어주려고 구매해놨기에 스위치 한개당 4곳의 납을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디솔더링건을 사놓았는데 (납제거장비) 이게 AR87 주문하기 전부터 구매해놨음에도 불구하고 배송이 안왔습니다,,,(심지어 글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도착안함)

 

 

 

 

 

 

계속 방치해 둘수도 없고 ,,, 그래서 납흡입기 일명 뽁뽁이로 디솔더링을 하기로 하고 진행합니다 ㅠ

뒤에 튀어나온 실린더?를 꾹 누르면 일발장전이고 인두기로 납을 녹인 뒤 뽁뽁이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실린더가 위로 확 상승하면서 녹은 납을 빨아들이는 방식입니다.

한번 납을 빨고 나면 다시 일발장전을 해주어야하고 장전을 하면 흡입구 쪽으로 뾰족한게 튀어나오며 빨아들인 납을 외부로 배출합니다.

그런데 이게 납이 순식간에 냉각되면서 흡입구 쪽을 자꾸 막는 현상이 생겨 상당히 불편해요.

디솔더링건을 쓰면 인두기도 필요없이 건으로 녹이면서 훅훅 빨아들이면 되기에 장비빨에 따라 작업시간이 많~이 상승합니다.

 

 

 

 

 

 

긴 시간을 들여서 뽁뽁이로 다 빨아들였습니다.

사진에는 안보이는데 아까 위에서 부식이야기를 했잖아요?

스위치 다리가 부식되어 기판의 앞동박이랑 같이 부식이 됐습니다,,,,

그래서 스위치를 빼면서 동박까지 같이 날라가버렸어요. 앞동박은 스위치 다리에 붙어서 떨어졌고 뒷동박까지 같이? 더블로 날라갔습니다. 부식 때문에,,,,

뒷동박이 날라가면 그 키 하나만 인식이 안되는 반면 앞동박이 날라가면 해당하는 열이 인식이 안됩니다.

저는 숫자 '2' 키의 앞동박과 뒷동박이 같이 날라갔는데 ~, 1, 2, 3이 인식 안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앞동박과 뒷동박 둘 모두 와이어링하여 해결했습니다.

 

 

 

 

 

 

 

 

이번에 새로운걸 구매해보았는데 포론 재질의 스위치 하부 흡음재입니다.

좀 더 로우피치로 내려준다는 말도 있고 타건감이 정갈해지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고 해서,,,

구매하여 부착해보았습니다. 

 

 

 

 

 

 

 

 

스위치 윤활로 넘어옵니다.

AR87에 사용하려는 스위치는 체리의 삼신흑 입니다.

체리 흑축은 생산연도에 따라 공정이 조금씩 바뀌어 왔고 공정이 바뀌면서 접점부 소음이나 서걱임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최초의 체리흑축(구흑) 이후 신흑축 일명 신흑이 나왔고 그 이후에 신흑의 후속 버전인 신신흑이 나왔습니다.(체리는 이 내용을 공식적으로는 부정함.)

그 이후 체리에서 하이퍼글라이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스위치를 발표했고 그 때 나온 흑축을 신신신흑, 일명 삼신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듯 돌돌체(돌돌체흑이나 마찬가지)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체리축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위치 내부에 위치한 접점부의 찌걱이는 소리가 아주 적다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스템이 움직일때 나는 서걱임이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체리 스위치가 아닌 기타 특주축의 경우는 반대로 서걱임은 적지만(서걱임을 극대화 시킨 스위치도 있음) 접점부의 찌걱이는 소리를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당장은 없더라도 사용하면서 발생함)

 

무튼 이 삼신흑을 묵직한 로우피치로 만드려고 합니다.

 

 

 

 

 

 

 

우선은 스프링 윤활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이때까지는 붓으로 스프링에 윤활제를 직접 발라주거나 봉지에 집어넣고 흔드는 봉지윤활을 해왔는데 붓윤활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고 봉지윤활은 뭔가 윤활제가 골고루 안묻었을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요번에 구매한 제품은 시간도 적게 걸리면서 윤활도 잘 되었다는 느낌으로 윤활 할 수가 있어 좋았어요.

구매한 제품은 TX키보드의 14mm 70g 스프링입니다.

키압이 무거워야 쫀득한 느낌이 들어서 고압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 제품 장점이 우측 사진의 윤활틀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윤활제도 같이 주는데 크라이톡스는 아니고,,,, 저게 크라이톡스랑 반응하면 찌걱이는 소음이 발생 할 수 있다고 하여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윤활제를 한두방울 정도씩 틀 벽면에 흐르게끔 도포하면 윤활제가 흐르며 자연스럽게 스프링을 타고 가면서 윤활이 됩니다.

굉장히 편리했고 스프링 소음도 안들리는걸 보면 윤활 잘 된거 같아요. 앞으로 애용할듯.

 

 

 

 

 

 

 

스위치를 전부 까서 윤활틀에 집어넣고 이번에는 상부 하우징과 하부 하우징까지 크라이톡스 205 G0으로 윤활 했습니다.

상 하부까지 윤활 했을때 더 로우피치가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진에 보시는 것 처럼 TX키보드의 필름을 넣어주었습니다.

스위치를 분해하면 유격이 생기고 그 유격을 잡아주기 위해 필름을 넣습니다. 스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유격이 다르고 필름이 필요하지 않을정도로 유격이 안생기는 스위치도 있습니다만 필름 유무에 따라 소리도 달라지기에 필름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스위치 타건시 울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론 기보강 흡음재를 구매하여 기보강과 PCB 사이에 넣어주었습니다.

 

 

 

 

 

 

 

윤활 완료된 스위치를 보강판에 장착합니다.

그리고 방향키 위에 인디케이터 쪽을 보시면 홀 사이에 하얀 무언가가 보이는데 제일 처음에 언급했던 LED 간섭을 막으려고 포론 흡음재 남은걸 조금 잘라서 넣고 양면테이프로 고정했습니다.

 

그리고 AR87은 기본 장착된 스테빌이 매우 안좋은 편에 속합니다.

스테빌 하우징을 잡고 흔들어보면 덜렁덜렁하는 유격이 있고 내부에 윤활도 안된 수준이라 철심 소리가 많이 납니다.

저는 스테빌을 체리 순정 하우징에 TX키보드의 줄테빌 용두와 철심을 조합해 교체했습니다.

유격을 잡기 위해 보강판에는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했습니다.

 

 

 

 

 

 

 

장착한 스위치를 솔더링 해줍니다.

잘 된거 같죠?

 

 

 

 

 

 

사실은 아까 날려먹었다던 동박 때문에 와이어링이 되어있습니다,,,,,

그나마 티를 안내보려고 빨간색 케이블로 와이어링 했어요,,,

동박이 날라가서 납도 잘 안붙고 영 거시기하긴 하지만 동작은 잘 됩니다.

 

 

 

 

 

 

그 다음은 LED를 납땜해줍니다.

LED는 극성이 있으니 구매처에서 스펙 확인을 잘 하여 납땜하도록 합니다.

납땜후 스위치 LED가 잘나오는지 확인하고 기판 동작 테스트도 진행하여 인식이 안되는 스위치가 있는지 확인해줍니다.

확인이 끝나면 기판 뒷면을 한번 삭 닦아내어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우징을 손톱으로 탁탁 쳐보면 팅팅 하는 울림이 있어서 종이테이프를 둘러 울림을 좀 낮추었습니다.

 

 

 

 

 

 

 

기존 장착 되어 있던 흡음재는 제거하고 포론 흡음재를 끼웠습니다.

 

 

 

 

 

 

 

그리고 꼭 해주는 튜닝,,, 테이프모드를 해줍니다.

타건음이 세어나가지 않고 소리를 싹 모아서 반사시키는? 그런 느낌이라 빌드 할 때마다 꼭 해줍니다.

그냥 마스킹 테이프를 한겹 또는 두겹 발라주면 끝이기에 쉽고 간단하면서도 효과는 만족스러워요.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해주면 완성입니다.

키캡은 기본키캡 + 엠스톤 포인트키캡(분홍색) + 스웨그키 긱아크 포인트 키캡(파랑색) 입니다.

 

 

 

 

 

 

실버 하우징도 안좋아하는 편이었고 흰색 무난한 키캡도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AR87 빌드 후 바뀐거 같습니다,,, 너무 예뻐요.

 

 

 

 

 

 

 

타건감 아주 단단하고 정갈합니다.

괜히 풀알루 풀알루 하는게 아니고 AR87이 3대장 소리 듣는게 아니네요,,,

똑같은거 하나 더 구매해서 다른 스위치 끼워 쓰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납땜만 제외하면 첫 커스텀 입문 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좋을 것 같아요.

납땜도 유튜브로 영상 몇개 보셔서 잘 이해하고 도전한다면 충분히 빌드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내돈내산 추천 백개입니다.